입변은 아니지만 입엽성으로 자라는 난을 좋아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입엽성의 난에서 좋은 화형의 꽃이 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엽예품에서도 입엽성으로 자라는 난이 좀 더 보기에 좋다고들 한다.

오래 전에는 일본의 사피중에서는 입엽성 보다는 수엽성으로 자라야 보기에 더 좋다고 한 적이 있었다.
수문룡을 비롯한 몇 품종은 수엽성으로 누워서 자라 그야말로 뱀을 연상시키는 모습을 하고 있어서 호응을 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요즘에는 사피반 마저도 입엽성으로 엽성이 좋은 난이 더 대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선천적으로 즉, 채광량과 관계없이 입엽성이나 수엽성으로 고정이 되는 난의 경우에는 논외로 하고 채광을 비롯한 환경적인 요인으로 잎의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논해 보고자 한다.

산채를 가보면 채광량이 많은 곳과 숲이 우거진 곳에 있는 난의 수형이 차이가 남을 알 수 있다.
숲속에 가려져  있던 난들이 대체로 입엽성을 보이는데 집에서 재배해 보면 본성으로 돌아가 수엽성으로  변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중수엽성인 화예품을 입엽성으로 만들어 놓는다고 좋은 꽃이 피는 것은 아니기에 화예품보다는 엽예품의 경우에는  한번 시도해 볼만한 방법이 있어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신아가 출아 후에 속잎 장이 벌어지는 때까지 즉 6~7cm 이상 자랄 때 까지 수태를 이용하여 차광을 해주면  신아가 수태를 빠져 나올 때까지는 입엽성으로 자라게 된다.
추석 이후에 수태를 제거해 주면서 서서히 채광량을 늘려주면 기부가 위로 서면서 발달하기 때문에 입엽성이나 중입엽성으로 자라게 되어 엽예품의 경우에는 보기에 더 좋은 모습이 될 수 있다.

올해 재배하면서 베란다가 좁은 관계로 에어콘 실외기 바로 뒤에도 난대를 놓을 수 밖에 없었는데 실외기에 가려서 채광량이 부족한 곳에서 자라난  신아들은 모두 입엽성으로 자라고 있는 것을 보면 채광량이 신아의 수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듯하다.

특히나 후육질의 엽성을 가진 난들의 경우에는 채광량을 충분하게 많이 줄 경우에는 본래의 성질에서도 더 벗어나게 심한 수엽성으로 변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잎이 얇은 박육질의 난에서는 채광량이 난의 수형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보였다.
사람의 피부도 굳은살 부위가 더 딱딱해지게 되어 더 갈라지고 변화를 보이듯이 난초 잎도 후육일수록 더 딱딱해져 변화를 많이 보이는 듯하다.

그러나, 좋은 두화는 대부분 잎이 얇은 잎에서 많이 출현하는 경향이 더 많으며, 잎이 후육질에서의 두화는 에이스급 두화를 피우기가 어려운 듯 하였다.

채광량을 조절하여 수형의 변화를 유도하여 입엽성을 보여 줄 수 있지만, 다시 예전 마냥 배양하면 수엽성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
이렇게 수형을 개선하기 위하여 자연에서 자라는 난을 인위적인 환경에서 배양하는데 얼마간의 노력은 필요한 듯도 하다.


PS:

사람도 맨얼굴보다는 기왕이면 성형까지는 아니라도 예쁘게 화장하고 치장한 얼굴이 더 예뻐 보일 수 있는 것처럼 난초도 품성을 속이는 조작은 문제이지만 자연 현상을 이용하여 좀 더 멋들어지게 보일 수 있도록 시험해 보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닌 듯하여  여기에 소개해 보았으니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고 이런 일련의 과정이 부정적이라고 본다면 이 글은 무시해도 됩니다.

화예와 엽예가 모두 가능한 난이 있어서 기르다 보니 어떤 해의 신아는 입엽성으로 잘 자랐는데 비해 어떤 해의 신아는 수엽성으로 자라서 관상가치가 떨어진다고 느껴서 그동안 나름의 방법을 찾게 되었고,  그런 경험을 같이 생각해 보고자 이 글을 올려 봅니다.